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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부터 수술 전까지 이야기 요약 : 나의 수술 전 정병 일기

 

조직검사 결과를 듣고 일단 빨리 떼어내야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빨리 진료를 볼 수 있는 대학병원으로 예약함.

그게 바로 이대서울병원이었어요. 건강검진했던 곳이기도 하고 진료도 빨리 볼 수 있어서 빠르게 결정. (이대서울병원은 모바일로 간단하게 예약 가능함!!)

일단 소화기내과로 예약했고, 친절한 교수님께서 확인 후에 용종이 커서 외과와 협진을 해야한다고 바로 외과 교수님과 연결해주심. 외과에서 진료 보는데 교수님께서 감사하게도 수술 일정을 바로 잡아주셔서 나는 급하게 회사 정리하고 입원 준비를 함ㅠㅠ

 

그런데 수술 이야기하시면서 이게 조직검사 결과 상 염증성 용종이어도 대장암인걸 가정하고 수술을 해야한다고 말씀주셨다ㅠ__ㅠ 용종이 크기 때문에 대장을 조금만 절제하고 나서 악성이 섞여있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 다시 암에 준하도록 수술해야한다고..

이렇듯 두 번 수술이 어렵기 때문에 대장암에 준하는 수술을 할 예정이고, 나는 횡행결장 앞쪽에 용종이 있는거라 상행결장이랑 횡행결장 일부를 다 잘라낼거라고 하셨다. 생각보다 많이 절제해서 살짝(아니 사실 매우 많이) 멘붕 ᴛ.ᴛ

내과에서는 단순 용종으로 보이니 그 부분만 절제하면 될 것 같다고 말씀주셨는데, 내과와 외과의 시선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수술 방법은 복강경 아니면 로봇이고, 로봇이면 단일경으로 배꼽만 쨀 수 있어 흉터가 안남는다고 하셔서 실비가 있으니 로봇으로 결정...!

 

생애 첫 입원이 수술 입원이라니. 내 대장의 1/5을 잘라내야하다니.. 현실이 거짓말 같았지만 일단 주말 내내 앙스타를 침. 왜냐고요? 그 날이 나이츠 하코 시작일이었어요.... 아니시발 입원 수술보다 그 입원 기간이 나이츠 발렌타인 하코 기간인게 더 구라같음. 세상이 나를 억까해. 갑자기 입원 결정돼서 계획했던 이벤트 일정도 다 땡겨서 하루에 백만씩 찍음. 하... 원래는 4성 풀돌해주려고 했는데 못한거 진짜 슬프네.

 

입원 전에 먹고 싶은거 먹었어야 했는데 교수님께서 처음 진찰시에는 바로 대장내시경도 한다고 하셔서 괜히 걱정되어 식이조절 함. 아 먹고 싶은거 다 먹을걸. 그래도 먹고 싶었던 에그드랍은 먹었어요. (먹다만 사진이라 죄송ㅎㅎ;)

와 맛있다~

 

그리고 중간에 조직검사 슬라이드가 본내과에 도착해서 홍대 다녀옴. 홍대역에 원신 해등절 광고가 있길래 찍음.

호두 이번 의상 레전드. 너무 귀여워. 저는 당연히 구매했어요. (호두가 여캐 최애임) 전반적으로 이번 해등절? 스토리도 갓벽했다. 호두 전임2 수준의 스토리 정말 감사합니다... 다들 이 갓스토리를 봐줘..

 

- 이번 이벤트 하면서 제일 잘한 일 : 3막 후반 풀로 영상 찍은 것

 

생각해보니 호두도 죽을 각오로 삶에 임하는데 나는 수술 무섭다고 잉잉 우는 각오로 삶에 임하네. 그치만 수술 무서워 잉잉 ૮ ˃̣̣̥᷄ᴥ˂̣̣̥᷅ ა

 

입원 첨 해봐서 병원에서 놀 것들만 잔뜩 챙김. 내가 준비한 것 : 닌텐도 스위치, 스위치 게임칩 2개, 책 3권, 아이패드, 리디 캐시충전, 라프텔 등. 그러나 나중의 글을 보면 알겠지만 닌텐도고 책이고 정병 맥스라서 아무것도 못함^^ㅎㅎ

 

이대서울병원은 입원 전에 보호자 동의랑 입원실 희망순위 지정 같은걸 모바일로 할 수 있는데 편해서 정말 좋았어요. 나는 1순위 3인실, 2순위 2인실로 지정했는데, 당일 오전에 3인실 배정받았다고 연락옴. 지금 돌아가면 수십억 내고도 1인실 갔을 거에요... 흑흑 3인실 자리 하필이면 문쪽이라 창문도 없고 햇빛도 안들어오고 환기도 안돼서 조금 힘들었다,, 그래서 복도에 상주했음 ( ᵕ̩̩ㅅᵕ̩̩ ) (간호사 선생님들 죄송합니다 ㅠ.ㅠ)

 

아무튼 입원 완료.

무슨 죽으러 가는 사람 마냥  진짜 병원 가기 싫었어요. (죽으러 가는거 아니고 건강해지러 가는건데도 불구하고)

 

가자마자 키 몸무게 재고 입원복으로 갈아입었는데 내가 상의 속옷을 안 벗고 입어서 나중에 고생함. 꼭 상의 속옷을 벗고 입원복으로 환복하자..

인생 처음으로 수액도 맞고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있었음. 왜냐? 원래 수술 전에 내시경으로 뗄 수 있는지 시도해본다고 하셨는데 교수님 두 분께서 내가 입원 전에 CT랑 내시경 영상 등등을 보시고 뿌리가 생각보다 깊어 보여서 내시경 시도 안하고 바로 외과 수술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말씀주셨기 때문... 사실 조금은 수술 안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 갖고 있었는데 그게 와장창된 것 같아서 살짝 멘붕이었어요..

 

하지만 이대서울병원 동네에 살고 있는 친구가 그 날 같이 산 앙스타 파샷츠 5탄 왔다고 언박싱하자고 병원에 옴ㅋㅋㅋ

병원에서 언박싱 함 ㅋㅋㅋㅋㅋ 살다살다 굿즈깡을 병원에서 해보고 정말 신기한 경험 많이 한다~!

아니 근데 이번 파샷츠에 리츠 룩백이랑 츠카사 클막 일러 들어있어서 저는 죽어도 최소 3장씩은 모아야 했어요. 이런건 빨리 교환글 올리는게 장땡이라고. 나 진짜 급했어.

 

나도 나인데 내 친구도 같이 병실에서 언박싱 한거라 병동에서 이러고 정리함ㅋㅋㅋㅋㅋ 다시 봐도 웃기네ㅋㅋㅋㅋ

아무튼 친구랑 열심히 교환해서 룩백 각전 리츠 3장이랑 클막 각후 츠카사 3장은 구함. 안도하며 수술 전까지 파샷츠 교환은 찾아보지 않기로 함ㅎㅎ

친구야 와줘서 고맙다! 그 날 하루종일 우울해하고 울었는데 같이 파샷츠 까면서 열심히 웃어서 위로도 됐고 기분도 좋아졌어~

 

그리고 첫 날 밤에 예약된 CT도 찍었어요. 그 때 입원복 입을 때 속옷 안벗은거 알고 절망하며 어찌저찌 수액줄 빼내고 다시 옷 입음ㅠㅠ

 

입원 둘째 날은 오전에 대장내시경 약을 먹으면서 장을 비움. 분명 전에 했을 때 토하면서 근 5년은 대장내시경 약 입에도 안대겠다 했는데 사람 일 하나도 모른다 ㅎ.ㅎ

엄마가 계속 시간 체크하면서 약 타줌. 엄마 고마워... 그래도 이번에는 한 번 경험해봤다고 2리터 토하지 않고 다 먹음! 그리고 계속 장을 비웠어요. 병원 복도 탐험하다보니 복도 화장실 중에 한 곳은 비데가 없고 한 곳은 비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화장실 앞에서 죽치고 있으면서 화장실 감ㅎㅎ

 

오후에는 정맥 주사 꽂으러 베드 채로 이동해서 맞음. 주사가 제일 큰 사이즈?라서 팔뚝 부분 마취하고 꽂았어요. 베드 채로 이동한 것도 처음이고 정맥 주사 꽂는 것도 처음이라 긴장했는데, 준비해주시는 선생님께서 하나도 안아프다고 안심시켜 주셔서 완전 씩씩하게 맞음! (정말정말 감사했습니다!) 마취해서 아프지 않았고 그냥 쑥 들어가는 이상한 느낌만 있었음. 돌아와서 주사 맞은 곳 아프면 진통제 놔주겠다고 말씀주셨는데 생각보다 안아파서 그냥 놔뒀어요. 단점은 오른손잡이인데 오른팔이라.. 그게 좀 불편했음.

 

밑에 주사 꽂은 팔 사진 나옴 주의!!!

 

 

이렇게 맞았는데, 수술 전에 다 맞는건지 하나씩 다들 달고 있었다. 나는 무난하게 팔이었는데 목에 다신 분도 있고 발목에 다신 분도 있고 다채로웠음.

 

아 그리고 이걸 둘째날부터 맞은 이유가 내가 입원한 순간부터 물 포함 모든 음식 금식(ㅜㅜ)이라 밥대신 맞는 흰색 수액을 하루종일 달고 있었어야 했는데, 그 수액이 찐득찐득해서 3일에 한 번씩 주사를 다시 꽂아야한다고... 근데 나는 혈관이 약해서 한 번 꽂으면 퇴원 때까지 계속 꽂고 있을 수 있는 정맥주사를 미리 놔준거였다.

 

밤에 엄마가 동생이 일본에서 사와준 올해 사쿠라 한정 시나모롤 인형 들고와줌!! 너무 귀여워 ❤*.(๓´͈ ˘ `͈๓).*❤

동생이 나 입원한다고 일본여행 때 관심 전혀 없는 산리오샵까지 가서 사줌ㅠ 너무너무 고마워 내가 앞으로 잘할게ㅠ 나 입원 기간동안 옆에 두라고 꼭 가져가라고 했단다 감동ㅠㅠ

 

이 때쯤 되니 하루종일 수술 후기 찾아보는 것도 지쳐서 빨리 수술하면 좋겠다 이 생각 함.

 

그리고 찾아온 수술 전날.. 정병 최대치 찍음. 그래서 잊으려고 젤다도 켰는데 젤다에도 집중 못할 정도의 정신병 상태ㅠㅠ 그래도 일단 수술 전에 마지막으로 머리도 감음! 그리고 교수님께 수술 때 생리 중인데 괜찮냐고도 여쭤봄. 괜찮다고 합니다..! 그치만 생리 때문에 수술+회복 일주일간 더 힘들었다 ㅋㅋㅋㅠㅠ

 

어떻게든 안울고 버티려고 디지몬 가장 최근에 나온 극장판 인연 봤는데 그거 보고 더 슬퍼졌다. 디지몬은 그대로인데 나만 어른이 되었구나. 내 꿈만 생각할 수 없고 여러가지를 생각하며 어릴 적의 그 마음을 잊은 어른이 되었구나 싶어서ㅠㅠ 나는 나이를 먹었어도 그대로라고 생각했는데, 인연 속에 있는 타이치나 야마토를 보면서 아 나도 어렸을 때에 비해 많이 변했겠구나 싶었다. 어른 되고 싶지 않아 나도 평생 디지몬이랑 같이 있을래 (˃̣̣̣̣︿˂̣̣̣̣ )

 

사실 저 극장판 보면서도 여러번 멈추면서 수술 생각할 정도로 긴장 상태긴 했다...

 

밤에는 항생제였나 무슨 알러지 반응 테스트를 했어요. 전혀 이상없을 무~

 

그리고 혈전 방지로 압박 스타킹을 신음. 오리 같당.

이 압박 스타킹은 수술하면 바로 벗을 줄 알았는데, 수술하고 5일은 계속 신고 있었어야 했다ㅠ~ 원래 스타킹 많이 신었어서 별로 불편하다는 생각 없었는데 오래 신으니까 무릎 뒷부분이 좀 아프긴 했음(계속 내려가서)

 

잠 거의 못잔 채로 수술 당일의 아침이 밝음... 전날 수술 12시쯤 할거라고 말씀주셔서 초죽음 상태로 오전 버텼는데 나를 전혀 안부르는 것ㅠ.ㅠ

2시쯤 교수님께서 오셔서 전 수술들이 늦어져서 좀 더 기다려야할 것 같다고 말씀주셨다. 그래서 3-4시에는 들어가겠거니 했는데 여전히 소식 없음ㅠ___ㅠ

내가 눈 오고 그치는 것까지 보고 수술실 가게될 줄은 몰랐지..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피 말리면서 대기하다보니 어느 순간 내가 꼭 수술을 해야하는걸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오전에는 좀만 참고 빨리 수술받고 오자 생각했는데, 12시간 정도 기다리다보니 내가 너무너무 지쳤었다. 부모님도 대기 시간 동안 너무 힘들어하셨다ㅠㅠ

 

다시 생각해도 긴장되고 지치네...

절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그렇게 계속 기다리다 오후 5시 반쯤 콜이 와서 오후 6시에 휠체어 타고 수술실 들어가서 4시간 40분 수술하고 10시 40분에 수술 끝남...! 수술실 끌려가며 계속 불안해하고 긴장해하고 심호흡했는데, 다들 안심시켜줘서 감사했습니다!

 

수술 후 눈 뜬 시간부터는 다음 포스팅으로 ㅎㅎ

 

사실 입원부터 수술 전까지는 아무 것도 못하고 너무 많이 울어서.. 대부분 우울했던 기억밖에 없는데, 이왕 받아야하는 수술이라면 좀 더 열심히 만화책 보고 게임할 걸 싶긴 했다...ㅎㅎ..